경제활동은 누구에게나 필수적인 일상이다. 하지만 장애인에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은 여전히 불편함이 많다. 특히 시각장애인이나 지체장애인에게 모바일 뱅킹 앱은 필수지만, 은행 앱의 접근성은 천차만별이다.
디지털 금융이 일상이 된 지금, 은행 앱의 사용은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서 ‘필수 인프라’의 일부가 되었다. 장애인 역시 이 흐름 속에 있지만, 모든 앱이 이들의 필요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글에서는 장애인을 위한 접근성이 우수한 금융 앱을 선정해, 기능과 장단점을 비교해본다. 단순히 '접근성 기능이 있다'는 수준을 넘어서, 실제 장애인의 입장에서 얼마나 효율적인지, 그리고 비장애인과의 정보 격차를 얼마나 줄이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분석했다.
국민은행 ‘KB스타뱅킹’ – 시각장애인 모드를 갖춘 대표 앱
국민은행에서 운영하는 ‘KB스타뱅킹’ 앱은 장애인 접근성 측면에서 꾸준한 개선을 이어온 대표적인 금융 앱이다. 특히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 읽기 기능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이 앱은 모바일 보이스오버(VoiceOver), 톡백(TalkBack) 등의 보조 기술과의 호환성을 높이기 위해 UI 구조를 단순화하고, 시각 정보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기능을 강화했다. 실제 시각장애인 사용자 후기에 따르면, 잔액 조회나 이체 메뉴에 접근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는 평가가 있다.
또한 국민은행은 금융 취약계층을 위해 ‘장애인 전용 전화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앱 내에서도 고객센터 접근을 쉽고 빠르게 구현하고 있어 디지털 금융 환경에서 ‘지원받고 있는 느낌’을 주는 앱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단점으로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영상 서비스나 실시간 채팅 기능이 미흡하다는 점이 아쉽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에게 있어 가장 실질적인 앱으로는 여전히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 ‘쏠(SOL)’ – 접근성과 편의성의 균형을 맞춘 앱
신한은행의 ‘쏠(SOL)’은 금융 앱 중 접근성과 디자인의 조화를 가장 잘 이룬 사례로 꼽힌다. 이 앱은 지체장애인, 고령자, 시각장애인 모두를 아우를 수 있도록 다양한 사용자 환경을 지원하고 있다.
쏠(SOL)은 폰트 크기 조절, 색 대비 기능, 간편 메뉴 설정 등을 기본적으로 제공하며, 특히 화면 내 복잡한 정보 구성을 최소화한 점이 특징이다. 또한 음성 기반 내비게이션, 간단한 슬라이드 방식의 송금 인터페이스는 팔이나 손의 움직임이 제한적인 사용자를 위한 배려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앱 내에서 제공되는 AI 챗봇 기반의 상담 서비스는 시청각 장애인을 포함한 다양한 이용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이 챗봇은 단순한 질의응답을 넘어서, 이체 오류나 계좌 정보 관련 기능을 직접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일부 사용자들은 보안 절차가 너무 복잡해진 점을 단점으로 지적한다. 특히 지체장애인의 경우, 생체인식 외 다른 인증 수단이 부족하다는 점은 향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카카오뱅크 – 단순한 구조 속에서 보여준 접근성의 가능성
카카오뱅크는 비장애인뿐만 아니라 장애인 사용자에게도 가장 직관적이고 단순한 UI를 제공하는 디지털 은행 앱 중 하나다. 앱 자체가 간결하게 설계되어 있어서, 시각장애인 보조기기와의 호환성도 나쁘지 않다.
카카오뱅크의 가장 큰 장점은 불필요한 메뉴가 거의 없고, 화면 전환이 단순하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톡백(TalkBack) 기능을 사용하는 사용자도 비교적 쉽게 각 기능에 접근할 수 있다. 특히 간편이체, 계좌조회, 대출 신청 등 주요 기능을 한두 번의 클릭만으로 처리할 수 있어, 사용성 면에서는 매우 우수한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접근성에 대한 적극적인 안내나 장애인 전용 고객센터는 여전히 부족한 편이다.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특화된 서비스(예를들어 수어, 자막, 고대비 모드 등)도 제공되지 않는다.
카카오뱅크는 장애인을 위한 특화 기능보다는 전체 사용자 편의를 추구하면서도 간접적으로 접근성을 높인 사례로, UI 측면에서 다른 앱들에게 참고할 만한 모델이 될 수 있다.
NH농협은행 'NH스마트뱅킹' – 농촌 고령층과 장애인을 위한 실용적인 접근성
NH농협은행의 ‘NH스마트뱅킹’은 농촌 거주 고령자와 장애인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접근성 개선에 적극 나선 앱이다. 특히 고대비 모드, 확대된 아이콘, 간편 메뉴 진입 기능 등이 매우 실용적이다.
NH는 농촌 고령 장애인의 니즈를 반영하여, 말로 하는 음성 인증, 전화 연결을 통한 간편 이체, 지점 방문 예약을 위한 챗봇 기능 등을 앱에 통합하고 있다.
특히, 농협은 장애인 관련 기관들과의 협업을 통해 장애인 접근성 가이드를 따르는 리디자인 작업을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지속적인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다만, 앱의 전체 구조가 다소 오래된 디자인을 따르고 있어 젊은 장애인 사용자에게는 ‘답답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시각적으로는 명확하지만, 최신 UI/UX 기준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령자나 디지털 취약 계층 장애인에게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앱이라는 점에서, 금융 접근성을 고민하는 은행 앱 중 하나로 반드시 소개할 필요가 있다.
장애인을 위한 금융 앱, 진정한 접근성이란?
앞서 살펴본 4개의 금융 앱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장애인을 위한 접근성을 구현하고 있다. KB스타뱅킹은 시각장애인 특화 기능에 강점이 있으며, 쏠(SOL)은 다양한 장애 유형을 고려한 종합적인 접근성을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간단한 구조를 통해 자연스러운 접근성을 실현했고, NH스마트뱅킹은 고령 장애인 중심의 실용적인 접근성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 모든 앱들이 공통적으로 놓치고 있는 부분도 존재한다. 바로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영상, 실시간 텍스트 채팅 상담, AI 음성 인식의 정확도 향상 등이다.
진정한 접근성은 단순히 앱에 기능이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의 입장에서 실제 사용해 보고, 피드백을 반영하며, 지속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금융은 단지 돈을 관리하는 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따라서 금융 앱이 더 많은 장애인의 손에 들릴 수 있도록, 은행들은 기술 그 자체보다 장애인의 ‘경험’에 주목해야 한다.
앞으로 더 많은 금융 앱이 장애인의 목소리를 듣고, 진정한 의미의 접근성을 구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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