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모바일 앱

시각장애인을 위한 택시 호출 앱의 접근성 비교

toto3355 2025. 7. 19. 18:18

시각장애인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겪는 불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다. 특히 지하철이나 버스에 비해 접근성이 낮은 택시 이용은 더 큰 장벽이 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모바일 기술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택시 호출 앱이 등장했고, 그중 일부는 장애인 접근성을 고려해 기능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실제로 시각장애인이 택시를 호출할 수 있을 만큼 앱이 직관적이고 친절한지는 별개의 문제다. 그래서 필자는 현재 국내에서 이용 가능한 주요 택시 호출 앱 3종을 대상으로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 실제 접근성과 사용 편의성을 비교해보았다.
이번 글에서는 각 앱의 기능적 차이뿐 아니라 실제 사용 후기와 피드백을 중심으로 작성하였으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통 편의성 개선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시각장애인이 사용하는 택시 호출 앱 비교 리뷰

 

시각장애인을 위한 택시호출 앱 비교 대상 선정 및 실험 환경

이번 비교 실험에서는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는 택시 호출 앱 중 접근성 기능을 어느 정도 갖춘 앱 3가지를 선정했다. 테스트 대상 앱은 다음과 같다:

  • 앱 A: 국내 최대 호출량을 가진 대표적인 택시 앱
  • 앱 B: 장애인 및 교통약자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 앱
  • 앱 C: 전국 호출 가능 및 음성지원 기능 일부 내장 앱

각 앱은 iOS와 안드로이드 환경 모두에서 테스트되었으며, 시각장애인 사용자 1명과 보호자 1명이 직접 앱을 실행하고 택시 호출까지의 과정을 경험하였다. 실험은 주간, 야간, 실내 와이파이, 야외 LTE 환경에서 모두 진행되었고, 앱 실행 – 위치 설정 – 호출 완료 – 기사 도착 확인까지의 전체 과정을 측정하였다. 특히 시각장애인이 실제로 앱을 혼자 조작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하였으며, 각 단계에서 발생한 불편 요소도 기록했다.

 

택시 호출 앱의 UI 구성과 음성 안내의 접근성 비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차이는 앱의 UI(사용자 인터페이스)였다.
앱 A는 깔끔한 디자인이지만 시각장애인 입장에서 사용하기엔 많은 제약이 있었다. 특히 ‘호출’ 버튼의 위치가 고정되어 있지 않아 음성 안내만으로는 찾기 어려웠고, 지도 기반 인터페이스는 스크린 리더 사용 시 비효율적이었다.

반면 앱 B는 접근성을 고려해 설계된 앱답게, 모든 버튼에 음성 안내 태그가 정확하게 설정되어 있었고, 호출까지의 단계가 단순했다. 예를 들어 “목적지 입력” 버튼을 누르면 “목적지를 입력하세요”라는 음성 안내와 함께 키보드가 바로 열리며, 호출 버튼 역시 화면 하단에 고정되어 있어 사용자가 반복 학습 없이도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앱 C는 음성 안내가 일부 구현되어 있었지만, 중간중간 뜨는 광고나 팝업이 스크린 리더에 인식되지 않아 전체적인 사용성에 영향을 줬다. 게다가 호출 후 기사 정보 확인 단계에서 음성 안내가 누락되어, 시각장애인이 혼자 확인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시작장애인이 택시 호출 앱을 실제 사용하는 과정에서의 경험과 문제점

실제 호출 테스트에서는 앱 B가 가장 원활한 흐름을 보여주었다. 시각장애인 사용자가 직접 스마트폰을 조작하여 3분 내에 택시를 호출했고, 기사 도착 시점에서도 음성 알림과 진동 기능이 동시에 작동되어 즉시 확인이 가능했다.

앱 A의 경우, 호출은 되었지만 현재 위치를 잡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주변 환경 설명이 음성으로 제공되지 않아 탑승 위치를 혼동하는 일이 발생했다. 보호자에 따르면, 지도 기반의 위치 확인은 시각장애인에게 거의 무용지물이며, 음성 안내 없이 화면에 뜨는 안내 메시지만으로는 정확한 정보 전달이 어렵다고 한다.

앱 C는 호출 과정 중 앱이 두 번이나 중단되었고, 목적지 입력 과정에서 키보드 자동 실행이 되지 않아 불편을 겪었다. 또한, 호출된 차량의 차량 번호나 기사 이름 정보가 음성으로 전달되지 않아 혼자 탑승 여부를 판단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보호자의 도움 없이는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사용자 피드백 및 기능 개선 제안

실험에 참여한 시각장애인 사용자 A씨는 “일반 앱은 너무 복잡하고, 음성 안내가 부정확해서 그냥 전화로 부르는 게 더 빠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앱 B는 "음성 안내가 자연스럽고, 혼자서 호출해도 불안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앱 B는 호출 과정뿐 아니라, 택시 도착 전까지 남은 거리, 기사 도착 안내, 차량 번호 안내 등 모든 단계를 음성과 진동으로 안내해 시각장애인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완벽하진 않았다. 예를 들어, 교차로나 복잡한 지점에서는 “어디에서 탑승하세요”와 같은 세부 위치 안내가 부족했고, 비 오는 날에는 소리만으로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필자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기능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정확한 GPS 기반의 음성 위치 설명 기능
  • 호출 후 탑승 위치를 사진이 아닌 음성으로 확인 가능하도록 개선
  • 비상 연락 기능의 음성 및 터치 이중 지원
  • 기사와의 문자 대화를 음성으로 변환해주는 AI 기능 탑재

이런 기능이 추가된다면 시각장애인의 단독 택시 이용률이 훨씬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치며

기술이 발전하면서 교통 접근성은 점점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시각장애인을 위한 실질적인 배려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번 비교 실험을 통해 앱 B는 실사용에 가장 근접한 수준의 접근성을 보여주었지만, 나머지 앱들은 여전히 UI의 단순화, 음성 피드백, 정보 전달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했다. 시각장애인이 단지 ‘택시를 부르는 것’이 아닌, 스스로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앱 개발 단계부터 접근성을 고려한 설계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이 글이 교통 약자를 위한 기술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길 바라며, 관련 종사자와 앱 개발자들도 장애인의 실사용 경험을 반영한 기술 개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