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모바일 앱

장애인용 모바일 앱 개발 시 빠지기 쉬운 함정

toto3355 2025. 7. 27. 09:05

 

장애인을 위한 모바일 앱은 단순한 ‘기술 제품’이 아니라, 장애인의 삶과 직접 연결된 필수 생활 도구다. 따라서 개발자는 기능 중심의 개발을 넘어서, 사용자의 실제 생활 환경과 제약 조건을 반영한 설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많은 앱들이 장애인을 위한 앱을 표방하면서도, 정작 사용자의 입장에서 전혀 쓸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단순한 설계 실수 이상의 문제다.

이 글에서는 장애인용 모바일 앱을 개발할 때 자주 빠지는 실수와 구조적인 함정들에 대해 상세히 분석하고, 개발자와 기획자가 어떤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기술이 아닌 사람 중심의 시각으로 장애인 앱 개발을 접근해야만, 진정한 의미의 ‘접근 가능한 기술’이 만들어질 수 있다.

 

장애인용 모바일 앱 개발시 나타나는 실수

 

접근성 디자인을 ‘디자인 옵션’으로 보는 인식의 문제

장애인용 앱 개발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실수는, 접근성을 마치 추가 기능처럼 여기는 개발자의 태도다.
예를 들어, 화면 확대 기능이나 음성 안내 시스템을 ‘특수 기능’이라고 인식하고, 기본 화면 설계는 비장애인을 기준으로 만든다. 이후 접근성 옵션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처리되는데, 이 구조는 장애인 사용자에게 완전히 비효율적인 UI/UX를 제공하게 된다.

실제로 많은 앱이 스크린 리더와 호환되지 않거나, 텍스트 대비가 낮아서 시각장애인이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 또 버튼이나 메뉴가 지나치게 작거나 복잡하게 배치되어 있어 지체장애를 가진 사용자가 조작하기 어려운 경우도 흔하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은, 접근성을 ‘디자인 보완’으로 보는 인식에 있다. 접근성은 옵션이 아니라 ‘전제 조건’이어야 하며, 앱 기획 초기 단계부터 중심 축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단순히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사용 흐름이 장애인 사용자에게 맞춰져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장애인의 ‘경험’을 분석하지 않고 기능만 구현하는 오류

많은 개발자가 장애인을 위한 앱을 만들 때, 장애에 대한 표면적 정보만 수집하고 개발에 착수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시각장애인을 위한 앱이라면서도 화면을 흑백으로 바꾸는 정도의 기능만 구현하거나, 청각장애인을 위한 앱이라면서 자막 기능만 얹어두는 식이다.

문제는 이런 기능이 실제 사용자의 ‘맥락’과는 전혀 맞지 않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시각장애인이라고 해서 모두 완전히 앞을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니며, 청각장애인도 모두 수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장애는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개인적 경험이다.

그렇기 때문에, 앱을 개발할 때는 단순히 장애 유형에 따른 기능 추가가 아니라, '사용자가 어떤 환경에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도구와 함께' 앱을 사용하는지까지 고려한 '상황 중심 설계(Context-Aware Design)'가 중요하다.

기능 구현에만 집중하면, 정작 사용자 경험은 놓치게 된다. 진짜 필요한 것은 기능이 아니라, ‘쓸 수 있는 앱’이다.

 

테스트를 비장애인 기준으로 진행하는 실무상의 함정

개발이 거의 완료된 앱을 검수하거나 베타 테스트를 진행할 때, 대부분의 팀은 내부 인력으로만 검토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테스트 대상이 비장애인으로만 구성된다면, 앱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예를 들어, 화면 내 버튼 간 간격이 너무 좁으면 지체장애인은 조작 자체가 어렵다. 하지만 비장애인 테스터는 이 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간결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이처럼 테스트 과정에서 사용자 특성이 반영되지 않으면, 최종 결과물도 왜곡된 방향으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장애인을 위한 앱을 개발한다면, 반드시 실제 장애인 사용자와 함께 테스트를 진행하고, 그들의 피드백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UX 설계자와 개발자는 ‘포용적 디자인’이라는 개념 아래, 모든 사용자층을 대표하는 테스트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텍스트 중심 UI로만 구성하는 비효율적인 구조

많은 앱들이 텍스트 중심의 UI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시각장애인에게는 지나치게 비효율적일 수 있고, 인지장애 또는 발달장애를 가진 사용자에게도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발달장애인은 긴 문장을 이해하거나 추상적인 문장을 해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정보 과부하를 줄이기 위해서는 단순하고 직관적인 UI/UX 설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텍스트만 잔뜩 늘어놓은 앱은 정보 접근성을 오히려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시각적 피드백, 음성 피드백, 아이콘 중심의 내비게이션 구조를 활용해야 한다. 특히 다양한 장애 유형을 고려한 경우, 멀티모달 인터페이스(텍스트 + 음성 + 진동 + 시각적 신호 등)의 구현이 매우 중요하다.

장애인을 위한 앱은 텍스트 ‘정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 자체를 다양화해야 한다. 이는 기술보다는 ‘배려의 설계’에서 출발해야 한다.

 

‘기술 중심’ 개발 문화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현재까지 많은 장애인용 앱 개발 사례를 살펴보면, 대체로 기술 자체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어떤 API를 쓸지, 어떤 인공지능을 도입할지, 어떤 툴로 화면을 구성할지에 대한 고민은 많지만, ‘누가’ 이 앱을 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장애인을 위한 앱 개발은 기술적 구현 능력보다, 사용자를 중심에 두는 ‘관점의 전환’이 훨씬 더 중요하다. 그 사용자는 실제로 어떤 맥락에서 불편을 겪는지, 어떤 인터페이스에 반응하는지, 어떤 기능을 부담스러워하는지 등 정량이 아닌 정성적 데이터 중심의 분석이 필요하다.

또한 개발자뿐 아니라 디자이너, 기획자, 심지어 콘텐츠 작성자까지도 모두 ‘접근 가능한 콘텐츠’에 대한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 앱은 단순히 동작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되어야만 한다. 그 출발점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